결국 승리의 여신은 기아 타이거즈의 손을 들어줬다. 5대1로 벌어진 상황에서 솔직히 속으로 '준우승도 어디냐...'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. 이제서 하는 소리지만 가끔 난 기아 타이거즈에 관한 꿈을 꾼다. 정규시즌이 한창일 때도 여러 번 그랬었다. 하지만 꿈에서 나오는 결과는 항상 반대의 결과였다. 꿈에서는 항상 기아가 이기는 꿈이었는데 그 꿈을 꾼 뒤에 기아는 항상 졌다. 이번 한국시리즈도 그랬다. 딱 한 번의 꿈을 꿨다.
그것도 7차전을 앞둔 토요일 새벽에 꾼 꿈이었다. 다른 것들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는데 딱 한 장면만 기억이 났다. 그게 바로 나지완이 우는 꿈이었다. 꿈을 꾸고 난 뒤에 계속 여러 생각에 잠겼다. 이게 좋아서 우는 건지...나빠서 우는 건지...5대1이 되었던 순간은 '역시 내 꿈은 패배를 부르는 꿈이구나...' 싶었다. 하지만 내 꿈은 이번에 제대로 맞았다;;
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을 보고 있다.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정대현이 구리엘을 병살타로 처리한 장면을 계속 봤듯이 이 장면도 계속 보고 있다. 아무래도 이 홈런은 절대로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. 다른 것도 아니고 이 홈런을 타이거즈 팬인 내가 어떻게 잊겠는가?
사무실에서 보고 있었는데 중계방송이 끝나고 친구들과 담배 한 대를 피우러 밖에 나갔다. 친구들 역시 다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. 모두 이 경기를 이길거라 생각치도 않았다고 했다.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연신 "아...12년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..." 를 말했다. 우승이 확정되고 모든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다. 이종범과 이대진의 뒷모습을 보고 이종범이 우는 모습을 보니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났다.
그 사람은 바로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어린 나이에 우승을 이끈 故 김상진이었다. 해태 타이거즈부터 지금까지 쭉 보신 분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다. 그의 손으로 이끌었던 아홉 번째 우승...그리고 12년 뒤 다시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잠실에서 열 번째 우승이 나왔다. 건강한 몸으로 계속 선수생활을 했었다면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했을 선수였는데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. 하늘에서나마 선배, 동기, 후배들이 일궈낸 열 번째 우승을 축하해주고 즐겼으면 좋겠다.
야구라면 그저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면 좋던 어린 시절...쌍방울 레이더스가 모기업의 부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진 뒤로 쭉 타이거즈만 응원한 나...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장엔 못 갔지만 티비로 우승 장면을 지켜 보면서 계속 타이거즈의 야구를 봤던 나...이제 25세의 청년의 모습으로 타이거즈의 열 번째 우승을 봤다. 정확히 딱 12년이 흘렀다. 앞으로 또 언제 V11을 이룰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 V10을 즐기고 싶다.
7차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우승을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...그리고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SK 와이번스...정말 두 팀 모두 야구의 묘미를 다 보여준 시리즈를 치루느라 고생이 많았다. 그리고 두산 베어스, 롯데 자이언츠, 삼성 라이온즈, 히어로즈, LG 트윈스, 한화 이글스, 모든 선수들과 팬들의 노고도 절대 잊지 않겠다. 2010년 프로야구를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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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것도 7차전을 앞둔 토요일 새벽에 꾼 꿈이었다. 다른 것들은 기억이 잘 나지 않았는데 딱 한 장면만 기억이 났다. 그게 바로 나지완이 우는 꿈이었다. 꿈을 꾸고 난 뒤에 계속 여러 생각에 잠겼다. 이게 좋아서 우는 건지...나빠서 우는 건지...5대1이 되었던 순간은 '역시 내 꿈은 패배를 부르는 꿈이구나...' 싶었다. 하지만 내 꿈은 이번에 제대로 맞았다;;
지금 이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계속해서 나지완의 끝내기 홈런을 보고 있다.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정대현이 구리엘을 병살타로 처리한 장면을 계속 봤듯이 이 장면도 계속 보고 있다. 아무래도 이 홈런은 절대로 내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. 다른 것도 아니고 이 홈런을 타이거즈 팬인 내가 어떻게 잊겠는가?
사무실에서 보고 있었는데 중계방송이 끝나고 친구들과 담배 한 대를 피우러 밖에 나갔다. 친구들 역시 다 기분이 좋은 모습이었다. 모두 이 경기를 이길거라 생각치도 않았다고 했다. 담배를 피우면서 나는 연신 "아...12년 기다린 보람이 있었네..." 를 말했다. 우승이 확정되고 모든 선수들이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왔다. 이종범과 이대진의 뒷모습을 보고 이종범이 우는 모습을 보니 문득 한 사람이 생각났다.
그 사람은 바로 1997년 해태 타이거즈 시절 어린 나이에 우승을 이끈 故 김상진이었다. 해태 타이거즈부터 지금까지 쭉 보신 분들이라면 잊을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다. 그의 손으로 이끌었던 아홉 번째 우승...그리고 12년 뒤 다시 흰색 유니폼을 입고 잠실에서 열 번째 우승이 나왔다. 건강한 몸으로 계속 선수생활을 했었다면 투수진의 한 축을 담당했을 선수였는데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 있다. 하늘에서나마 선배, 동기, 후배들이 일궈낸 열 번째 우승을 축하해주고 즐겼으면 좋겠다.
야구라면 그저 해태 타이거즈와 쌍방울 레이더스면 좋던 어린 시절...쌍방울 레이더스가 모기업의 부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사라진 뒤로 쭉 타이거즈만 응원한 나...초등학교 6학년 때 야구장엔 못 갔지만 티비로 우승 장면을 지켜 보면서 계속 타이거즈의 야구를 봤던 나...이제 25세의 청년의 모습으로 타이거즈의 열 번째 우승을 봤다. 정확히 딱 12년이 흘렀다. 앞으로 또 언제 V11을 이룰지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이 V10을 즐기고 싶다.
7차전까지 가는 혈투끝에 우승을 차지한 기아 타이거즈...그리고 3년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SK 와이번스...정말 두 팀 모두 야구의 묘미를 다 보여준 시리즈를 치루느라 고생이 많았다. 그리고 두산 베어스, 롯데 자이언츠, 삼성 라이온즈, 히어로즈, LG 트윈스, 한화 이글스, 모든 선수들과 팬들의 노고도 절대 잊지 않겠다. 2010년 프로야구를 기다리며 이 글을 마친다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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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룜 2009/10/25 07:31 # 답글
결국 각자 홈게임을 지켜낸 결과였군요. 일땜에 못봤다가 중간중간 봤는데 5대1보곤. 씁쓰레하며 6시넘어가 이제 끝났겠지 하며 좀 보기가 망설여지더군요.그래도 결과나 먼저 확인하자며 포탈을 확인 순간 5대5 오잉 무슨조화.... 티비를 제깍보니 9회 그 회심의 한방을 기어코야 보고말았네요.
그래 이거였어. 왠지 7차전을 바랐던 그 이유... 그 흐름일줄. 실은 시구의 아쉬움에 홈겜방어가 연결되더란 말입죠. 역시 때론 속물일 필요가 있다굽쇼ㅎ. 이보영. 역시 시구멋이나죠. 근데 지성이가 지키려 왔데요 캬.
redcho 2009/10/25 14:31 #
이런 경기를 보기 위해서 7차전까지 갔나 봅니다...
Rancelot 2009/10/25 08:47 # 답글
사실 직무적성검사를 강남에서 봤었는데 끝나고라도 암표 사서 들어갈걸 했다는 생각도 막 듭니다. 자기비하모드에 빠졌던 저를 살려준 나비의 한방 ㅎㅎ 정말 기쁘네요
redcho 2009/10/25 14:32 #
고난 끝에 좋은 날이 온다는 것을 나지완이 보여주지 않았나 싶어요...
리아멜 2009/10/25 08:53 # 답글
저는 어제 그 현장에 있었습니다..형님들과 단관을 하는데 눈물이 다 나오더군요... 정말 5:1에서 5:3 됬을때 1차전이 갑자기 생각 나기도 했구요..
처음으로 가본 코시에 이런 명경기를 보다니..
redcho 2009/10/25 14:33 #
아 정말 그 명승부를 직접 보신게 참 부럽습니다. 저도 아마 직관을 했었다면 사람들과 부둥켜 안고 울지 않았을까 싶네요...
BeN_M 2009/10/25 09:53 # 답글
저는 나지완 선수의 타구가 홈런이 되는걸 보고괴성(..)을 지르며 뛰어다니다가
기아 선수들 우는걸 보고
(나지완 선수, 최희섭 선수, 이종범 선수....예, 다 울었지요)
좋아 날뛰면서 어느새 눈가에 얇게 맺히는 눈물...
아, 감동이었습니다.
2002년 16강 이후로 스포츠 경기에 이렇게 마음이 흔들리긴 오랜만.
redcho 2009/10/25 14:34 #
개인적으로 종범신이 울 때도 그랬지만 나지완과 이용규가 같이 우는 장면은 더 찐했습니다...둘 다 어떤 기분이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...
매듭 2009/10/25 10:38 # 답글
고 김상진선수... 기억나네요. 하늘에서도 함께 즐거워하고 계시길 바래봅니다.정말, 이렇게나 뭉클했던 경기가 또 있었을까 합니다. 이것이 야구죠. 하하.
redcho 2009/10/25 14:35 #
야구도 그렇고 모든 스포츠에서 가능한 시나리오가 아닐까 싶어요. 그 어떤 감동적인 영화나 드라마가 따라할 수 없는 그 어떤 것이 담겨져 있는 것이 스포츠의 묘미죠...
나인원 2009/10/25 11:15 # 삭제 답글
해태의 광팬이었던 본인도 저 광경을 보고 왈칵 눈물이 나더군요. 기아로 넘어가고 나서 정말 말도 아닌 몰골이던 타이거즈가 다시 부활했으니까요.이종범의 울상이 내내 마음에 와 닿았습니다.
redcho 2009/10/25 14:35 #
종이호랑이...라는 오명은 이제 씻어 내렸으면 합니다. 그렇기 위해서는 앞으로의 성적도 정말 중요하죠.
화이트라떼 2009/10/25 12:30 # 답글
정말 축하드립니다..롯데팬인데도 이종범 선수의 눈물이 너무 짠하더군요 ㄷㄷ
redcho 2009/10/25 14:36 #
감사합니다. 롯데 자이언츠도 내년 좋은 결과 있길 바랍니다...
발라 2009/10/25 18:49 # 답글
전 세계가 울었다!
redcho 2009/10/25 22:51 #
저...전세계요? ㅎㅎ
Zero 2009/10/25 22:16 # 답글
나지완이 우는 꿈이라니 그거 참 신통하군요. 신기가 있으신지도...故 김상진에 대해서는 주일단장이 계속 각인을 시켜주고 있습니다.
[J에게]를 편곡한 응원가에서 하늘을 가리키며 "K"를 외치는 율동도 그렇고 말이죠.
5차전에서도, 7차전에서도 주일단장은 김상진에 대한 이야기를 빼놓지 않았습니다.
redcho 2009/10/25 22:51 #
좀 묘하더라구요. 투런 홈런을 먼저 쳤을 때도 "어라?" 했었는데 -_-;;
천사의먼지 2009/10/26 08:38 # 답글
기대도 안한 나지완이 홈런 두방을 쳤을떄는...(저는 좋아야 안타 볼넷이 다행 플라이가 그나마 라고 생각했던)
redcho 2009/10/26 08:56 #
저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그렇게 두 번이나 넘긴;;
AlexMahone 2009/10/26 08:39 # 답글
시즌 초에 그리도 마음고생 하시더니..제가 뭐랬습니까~
야구는 투수놀음이라 선발진이 짱짱한 기아가 잘 할거라고 했잖아요 ㅎㅎ
기아 타이거즈의 우승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.
(사실 두산빠로소 작년 재작년 코시에서 얄밉게 잘 던지던 채돼지가 나비완에게 한방 맞을 때 통쾌했다는.... ㅋ)
redcho 2009/10/26 08:57 #
감사합니다 ㅎㅎ
Nodoca 2009/10/26 09:51 # 답글
내년엔 롯기가 코시가는 그날까지....
redcho 2009/10/26 09:52 #
보고 싶은 매치업이죠...기아와 롯데의 한국시리즈...
남자의눈물(나지완) 2009/10/26 13:07 # 삭제 답글
홈런을 친 후 나지완의 눈물..정말 잊지 못할것이다.
한국시리즈 KIA SK 양팀 정말 잘해줬고..
기아팬으로써.. 너무나도 행복합니다^^
redcho 2009/10/26 15:17 #
그렇죠. 아무래도 이번 한국시리즈는 참 잊을 수 없는 명장면과 명승부들이 많이 있었죠...
다른여자흔적 2009/10/26 15:17 # 삭제 답글
1번째에서 6번째까지 매 경기 끝날때 마다 모 스포츠지에 이번에는 [7번째 라면야구]가 올라오지 않는게 아쉽네요... 그리고 여태까지 매 경기 끝날때 마다 계속 나오던... N모사에도 이상하게 [HOT] , [COLD]가 안나와서 아쉬웠어요... 음... 7번째에는 KIA가 확실히 수비가 조금 더 좋았습니다... SK는 수비가 약간 미흡했고요...(KIA에 비해) 만약 KIA가 그 때 실책을 저질렀더라면...(4,5,6회) 확실히 졌을겁니다... 이 KIA의 좋은 수비가 KIA가 연장혈투에서 끝내기 homerun으로 결국 이기면서 승리를 따는 원동력이 됐습니다.
redcho 2009/10/26 15:18 #
한기주가 무사 1,3루의 위기에 올라와서 한 점도 주지 않았을 때가 조금의 터닝 포인트가 아니였나 싶네요. 물론 그 뒤에도 실점이 있긴 했지만 만약 거기에서 더 많은 실점을 했었다면 이런 결과는 나오지 않았을 겁니다...